석면(asbestos)은 우리가 사는 곳 어디에나 존재하는 물질로 자연에서 생성된 극세섬유모양의 규산마그네슘 광물군을 일컫는다 . 크 게 사문석계 (serpentine)와 각섬석계 (amphibole)로 구분한다. 사문석계에는 백석면(chrysotile) 이 있으며, 긴 곡선 형태의 섬유다. 각섬석계에는 갈석면, 청석면, 직섬석, 투각섬석, 양기석석면이 있고, 짧은 직선 형태로 폐의 심부에 침투가 가능해서 더 해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문석계 백석면이 전 세계 상업적으로 사용된 석면의 95%를 차지하며, 우리나라에서도 대부분이 백석면이 사용되었고 투각섬석이 일부 사용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석면에 의한 건강장해가 치명적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독성이 비교적 낮은 사문석계 백석면을 주로 사용하였고, 이미 석면의 위험이 알려진 후에 본격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하여 노출관리를 비교적 잘했다고 알려져 왔기 때문에 2005년 이전까지만 해도 관련연구가 많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크게 사회문제화되지 않았다. 그러나 2000년 후반에 충청도 일대의 석면광산 주변 지역 주민의 환경적 노출이 사회적으로 쟁점화되면서 이슈화되기 시작했다. 이를 근거로 2011년 환경적 석면노출에 대한“석면피해구제법”이 통과되어 이에 대한 보상이 진행되고 있다. 이중 석면폐증의 판정에는 영상의학과 의사의 판독이 보상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으므로 이에 대한 인지는 중요하다. 석면이 폐로 흡입되면 흉막과 폐실질에 병변을 유발한다. 흉막에는 양성흉막삼출, 흉막반, 미만성 흉막비후, 악성중피종 등이 발생한다. 폐실질에는 석면폐증, 폐암과 원형무기폐가 생긴다. 각질환의 잠복기는 양성흉막삼출이 10년 전후로 가장 짧으며, 그 밖의 대부분의 질환은 20년 전후의 잠복기를 보인다. 이 중 흉막반이 석면에 의해 생기는 가장 흔한 질환이고, 폐암, 석면폐증이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양성흉막삼출이 가장 낮은 발생빈도를 보인다. 이중 폐암과 중피종이 가장 심각한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흉막반(pleural plaque)은 석면에 의해 유발되는 가장 흔한 병변으로 석면 노출 후 20년 전후에 생기며, 석면 노출의 표지자이다. 노출된 용량에 따라 흉막반의 발생 빈도가 증가하지만, 흉막반의 중증도와 총노출량과는 선형 상관관계가 없으며, 단기간 또는 소량 노출로도 생길 수 있다. 벽쪽 흉막을 주로 침범 하고, 내장쪽 흉막은 대부분 침범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엽간열은 침범한다. CT상 벽쪽 흉막의 병변은 폐실질과의 경계가 분명한 반면, 내장쪽 흉막의 병변은 대부분 인접한 폐실질에 병변(폐섬유화)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경계가 불규칙하여 감별이 가능하다. 흉막반의 석회화는 10-15%에서 생긴다. 흉막반은 양측에 대칭적으로 생기며, 하방 1/2 (6th~9th ribs)에 주로 생기고, 가로막 흉막에 생기는 것은 석면에 의한 흉막반의 특징적 소견이다. 그러나 폐꼭대기(apex)와 갈비가로막각(costophrenic sulcus)에는 발생하지 않는다. 단순흉부사진과 CT에서 경계가 분명한 연조직 음영의 밴드로 보이며, 흉곽을 따라 평행하게 나타난다. 그러나 비석회화 흉막반의 경우 단순흉부사진에서 접면(tangential)으로 찍히지 않으면 발견하기 어렵다. 이에 비해 CT에서는 흉막반의 진단이 쉽고, 특히 비석회화 흉막반인 경우 단순흉부사진에 비해 용이하다. 그리고 흉막반의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CT 촬영시 연속적인 영상을 얻는 것이 필요하다. 석면폐증(asbestosis)은 석면분진 흡입에 의한 폐실질의 미만성 간질성 섬유화로 폐실질에 생기는 가장 중요한 변화다. 석면노출로부터 20년이 지난 후부터 발생하며, 석면에 고농도로 장시간 노출되었을 때 발생한다. 노출된 석면의 양과 석면폐증의 발생은 관련이 있고, 흉막질환의 유무 및 중증도가 석면폐증의 유무 및 중증도와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단순흉부사진상 불규칙한 혼탁(irregular opacities)이나 망상의 혼탁(reticular opacities)이 주로 폐하부에 관찰된다. 진행된 경우 벌집모양의 음영이 보인다. 석면폐증이 있는 환자에서는 흉막반이 대부분 관찰되지만, 10% 전후에서는 흉막의 변화가 관찰되지 않는다. 그러나 단순흉부사진은 석면폐증의 진단에는 질병 특유의 소견이 없어 민감도가 떨어지는 검사이다. 이러한 단순흉부사진의 제한점에도 불구하고, 단순흉부사진은 석면노출의 표지자인 흉막질환의 유무를 확인할 수 있고, 석면폐증, 폐암, 중피종, 흉막병변 및 원형무기폐 등의 석면 노출로 인한 합병증의 유무와 그 정도를 아는 데 도움을 주는 검사이다. 적절한 석면 노출력이 있는 환자에서 단순흉부사진상 석면폐증을 시사하는 소견이 있고, 이에 합당한 제한성 폐기능장애와 수포음이 들리면 석면폐증을 진단하기 위한 추가적인 검사는 필요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단순흉부사진상 흉막변화가 심해서 폐실질의 변화를 알기 어려운 경우나 석면폐증을 진단하기에 폐실질 병변이 불확실한 경우는 추가적인 전산화단층촬영이 필요하다. 고해상전산화단층촬영(HRCT)상 석면폐증은 초기에 가슴막밑 점 또는 분지 모양 혼탁(subpleural dotlike or branching opacities) 및 가슴막밑 곡선음영(subpleural curvilinear opacities)이 보인다. 점차 진행되면 소엽내 간질비후(intralobular interstitial thickening or intralobular lines)와 소엽간 중격비후(interlobular septal thickening)가 관찰된다. 섬유화가 좀 더 진행되면 폐실질밴드(parenchymal bands), 벌집모양음영과 견인 기관지확장증이 관찰된다. 젖빛유리혼탁(GGO)은 대부분 망상 혼탁, 견인 기관지확장증 및 벌집모양음영과 함께 보이며, 단독으로 보이는 경우는 드물다. 따라서 석면폐증에서 보이는 젖빛유리혼탁은 CT 해상도 이하의 미세한 섬유화를 시사한다. 이러한 CT의 이상소견은 폐 하부 후방기저부 가슴막 밑(lower lung posterior basal subpleural portion)에 주로 생기고 진행되면 폐중엽과 상부까지 침범한다. 이러한 소견은 양측성으로 대칭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을 보인다. 석면폐증이 폐의 후하방을 폐전방보다 잘 침범하고 폐 후하방이 초기 변화가 나타나는 부위이므로, 아래쪽 무기폐(dependent atelectasis)와 감별이 어렵다. 따라서 이 둘의 감별을 위해 일반적인 똑바로 누운 자세(supine position)의 CT와 더불어 엎드린 자세(prone position)의 CT를 추가로 촬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석면폐증은 다른 원인에 의한 폐섬유화, 특히 특발폐섬유증(idiopathic pulmonary fibrosis, IPF)과 영상의학적 소견과 병리학적으로 유사하여 구별하기 어렵다. 석면노출의 기왕력과 흉막반이나 흉막비후 등의 흉막병변의 동반여부가 석면 관련 질환의 진단에 매우 중요하다. 특발폐섬유증이 흉막병변을 4% 정도에서 동반한 것에 비해 석면폐증의 78~83%에서 흉막의 병변을 동반하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으므로, 두 질환의 감별에서 흉막의 변화를 관찰하는 것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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